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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제목

데이터와 전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2.13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647
내용

그래픽=안병현


데이터 보관에 쓰는 전기, 2040년엔 전세계 생산량 넘어서


올해 미국서 데이터 보관에 쓴 전기량

화력발전소 34곳 전기생산량 맞먹죠


저장 데이터 기하급수적 증가에 따라

들어가는 전력량도 4년마다 2배 늘어


페이스북, 추운곳에 데이터센터 지어

장치 열 식힐 때 쓰는 전력 절약 나서



매일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댓글을 답니다.

인공지능 스피커같이 새로운 친구들은 음성 데이터를 기록하죠.

그래서 인류가 축적하는 정보, 즉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요.

사진과 동영상은 갈수록 '고화질' 로 바뀌면서 데이터 용량이 커지고,

인공지능 스피커 같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이

여러 기기에 적용되면서 이제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데이터로 남죠.

게다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은 '클라우드' 를 통해 구글 같은 IT 기업의 데이터 센터에도 저장됩니다.


휴대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떠올리며 '데이터는 공짜' 라고 생각들 하지만 이는 착각입니다.

데이터를 기록하고 보관하고 다시 꺼내오기 위해서는 '식량' 이 필요합니다. 바로 전기죠.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가 1798년 '인구론' 에서 했던 이야기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그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량 생산량은 그에 따르지 못해

전 세계가 식량 위기를 맞을 거라고 예언했습니다.

다행히도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않았고, 식량 생산량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면서

맬서스가 걱정했던 위기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데이터와 전기는 어떨까요?


○ 7년 만에 데이터 5배 늘어날 전망


지난해까지 인류가 축적한 데이터는 약 33ZB(제타바이트) 였습니다.

미국 IT 컨설팅 회사 IDC는 지난해 "2025년이면 인류가 축적한 

데이터 크기가 175ZB에 이를 것" 이라고 추산했습니다.

그게 얼마나 많은 양이냐고요.

1ZB는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데이터 크기 단위인

1GB(기가바이트) 보다 1조 배 큰 단위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얼마나 큰 숫자인지 가늠이 어려우시죠?

이 데이터를 모두 DVD에 담아 차곡차곡 쌓는다면

지구에서 달까지 닿는 기둥을 23개 세울 수 있습니다.

1초당 25MB(메가바이트)의 속도로 인터넷에서 이 데이터들을

다 내려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18억년이 걸립니다.


◎ 데이터 보관에 쓰는 전기, 4년마다 2배로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에너지가 얼마나 들까요?

올해 기준으로 미국에 있는 데이터 센터가 한 해 쓰는 전기의 양은

500MW(메가와트) 급 화력발전소 34곳이 생산하는 전력량에 맞먹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는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은 모두 합쳐 미국의 5배 정도 됩니다.

현재 전 세계 전력량의 3%가 데이터 센터 유지에 들어가고 있어요.


문제는 데이터 센터의 전기 사용량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4년마다 2배씩 늘어날 거란 전망입니다.

가장 극단적인 추산에 따르면 지금 같은 추세로 데이터가 늘어나면

2040년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관하는 데 드는 에너지양이 전 세계에서

인류가 생산하는 에너지양을 넘어선다고 합니다.


◇ 극지방에 데이터 센터 지어 해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먼저 전력을 조금 쓰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를 개발해야 합니다.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방향의 노력이 주목받고 있어요.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전력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PC나 휴대폰도 데이터를 많이 처리하면 열이 나지요.

무수히 많은 서버 컴퓨터로 구성된 데이터 센터는 PC의 수만, 수억 배의 열이 납니다.

24시간 켜져 있는 '난로' 와 같죠.

그런데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온도를 16~24도 사이로 유지해야 해요.

그래서 페이스북은 북극점에서 약 100km떨어진,

연평균 영하 10도인 도시 스웨덴 룰레오에 데이터 센터를 지었습니다.

열을 식히는 데 들어갈 전기를 줄이기 위해서였죠.


데이터를 펑펑 쓰고, 여기저기 저장해두는 지금 같은 시대는 생각보다 빨리 저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 혁신이 이뤄지거나 쓸모없는 데이터를 칼같이 삭제하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는다면요.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주일우·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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